자동차 배터리를 만드는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이 직원들에게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납을 몸 밖으로 빼내는 주사를 맞혔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 이 의혹을 두고 “중대한 인권 침해”라며 엄중 대처를 지시했고,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고용노동부의 조치 사항과 향후 계획을 보고받은 뒤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어요.
이 의혹을 처음 알린 곳은 MBC입니다. MBC는 11일 울산공장이 특수건강진단을 앞두고 직원들의 중금속 수치가 높게 나오지 않도록, 혈액 속 중금속을 소변으로 빼내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주기적으로 맞혔다고 보도했죠. 노동자들은 해당 주사를 비타민으로 알고 맞았다고 주장하지만, 회사 측은 비타민 주사라고 설명한 적이 없고 치료는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해 받은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어느 쪽 주장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어요.
납을 빼내는 주사라는 것
그렇다면 킬레이션 주사는 어떤 약일까요? 납 같은 금속과 결합하는 약물을 몸에 넣어 체외 배출을 돕는 치료인데, 실제로 납중독 진료에도 쓰입니다. 다만 납에 노출된 노동자가 정기적으로 맞는 예방주사나 피로회복용 영양주사와는 성격이 달라서, 치료 여부는 혈중 납 농도와 증상, 노출 형태, 건강상태를 종합해 의사가 판단해야 합니다.

노동부는 올해 1월 말 이 공장의 의혹을 제보받은 뒤 안전보건감독과 정밀 작업환경측정에 나섰습니다. 울산지청이 4월 20일 공개한 결과, 울산 1·2공장에서 모두 88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확인됐죠. 이 가운데 68건은 사법처리 대상으로 입건·송치됐고, 나머지 20건에는 462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됐습니다. 납이 노출되는 공정에는 4월 21일부터 5월 7일까지 사용중지 명령도 내려졌어요.
노동부는 지난 8월 DN오토모티브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특수건강진단 직전에 킬레이션 치료가 이뤄진 행위가 노동자 건강을 확인하고 보호하는 정부의 절차를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사건은 현재 울산경찰청이 수사하고 있어요. 대통령은 생산 과정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는데도 해당 공장이 작업환경측정 평가를 통과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이 전했죠.
대통령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 침해”라고 짚으며, 노동부와 수사기관에 유해물질 노출 실태와 주사 투약 경위, 건강검진 결과 은폐 여부를 철저히 조사해 위법 사항이 나오면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다른 사업장에도 비슷한 사례가 없는지 살펴보라는 당부도 함께 나왔어요.
조사는 어디까지 번지나
노동부는 배터리 제조업 전반에 같은 문제가 있는지 점검하기 위해 동종 사업장 14곳을 대상으로 기획감독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사정이 추천한 전문가 9명으로 ‘DN오토모티브 납 노출 규명과 작업환경 개선위원회’도 꾸려졌고, 건강과 작업환경, 역학조사 등 3개 분과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퇴직자를 포함한 전·현직 노동자 전체를 대상으로 납 노출과 건강영향을 확인하는 집단 역학조사를 실시하기로 했어요.
다음 관전 포인트는 울산경찰청의 수사 결과와 배터리 제조 동종 사업장 14곳에 대한 기획감독 결과, 그리고 집단 역학조사가 납 노출과 건강영향에 대해 무엇을 확인하게 될지입니다.
.webp)
.webp)
.web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