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재개발 단지 힐스테이트 메디알레가 10월 31일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는 전용 59㎡ 전세 보증금은 5억5000만원으로, 대출이 가능한 매물보다 최대 2억원 낮습니다.

단지는 2451가구 규모입니다. 올해 10월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3302가구인데, 이 가운데 약 74%가 이 단지에서 나옵니다. 입주가 시작된 1일 현재 중개업소에는 전세와 월세 매물이 함께 나와 있습니다.

대출 가능 여부에 갈린 보증금

전용 59㎡는 이 단지에서 892가구입니다. 대출이 가능한 전세 매물의 보증금은 6억5000만~7억5000만원입니다. 대출 불가 매물과 비교하면 격차가 최대 2억원에 이릅니다.

대출 가능 매물 자체도 드뭅니다. 중개업소 8곳을 확인한 결과 1일 기준으로 4~5개뿐이었습니다.

월세 매물도 나와 있습니다. 보증금 1억원이면 월세 240만원, 보증금 3억원이면 월세 150만원입니다.

6·27 대책과 조합원 잔금

대출 가능 매물이 적은 배경에는 지난해 6·27 대책이 있습니다. 이 대책은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했습니다. 세입자의 전세대출금으로 잔금과 분담금을 치른 뒤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이 막힌 것입니다.

재개발 단지여서 일부 조합원은 추가 분담금과 잔금을 따로 마련해야 합니다. 입주 지정 기간이 끝나는 12월 29일을 넘기면 연 7%의 지연손해금이 붙는다고 중개업소 관계자가 밝혔습니다. 잔금이 급한 조합원은 보증금을 낮춰 세입자를 찾고 있지만, 월세로 돌리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분담금을 다 내지 못한 조합원은 전세대출 규제 탓에 세입자 구하기가 어렵다고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가 설명했습니다. 전세대출이 나오지 않는 20·30대 임차 희망자는 계약 없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고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가 덧붙였습니다.

반면 잔금을 모두 치렀고 자금 여력이 있는 집주인은 월세나 반전세 매물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규모 입주를 앞두고 전월세 매물이 한꺼번에 출시되면서 임대인이 가격을 낮추고 있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의 진단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세대출이 막힌 세입자가 월세로 밀려나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공사비 상승으로 조합원의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분담금을 완납하지 못하는 조합원이 늘면 신축이 공급된 뒤에도 입주가 어려운 사례가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전세대출 의존도가 높은 서울 외곽에서 순수 전세 매물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신축 입주로 전셋값이 안정되는 효과도 단기간에 그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힐스테이트 메디알레의 입주 지정 기간은 12월 29일에 마감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