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엔비디아와 손잡고 세종·부산 사업장에 AI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 전용 생산라인을 새로 짓습니다. 두 회사는 21일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차세대 AI 인프라 확장을 앞당기기 위한 전략적 비즈니스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양사는 공동 투자로 신규 생산라인을 증설합니다. 삼성전기는 이 라인을 기반으로 2026년부터 수년간 엔비디아에 AI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을 장기 공급할 예정인데, 세종과 부산은 삼성전기의 국내 핵심 제조 거점입니다.

공급 품목은 두 가지입니다. 엔비디아 연산 칩셋에 들어가는 기판, 그리고 데이터센터 안에서 칩과 칩 사이의 초고속 연결을 맡는 네트워크(스위치)용 패키지 기판입니다. 2026년부터 순차적으로 공급됩니다.

엔비디아는 공급망 확보, 삼성전기는 사업 확대

두 회사가 내건 목적은 서로 다릅니다. 엔비디아는 AI 반도체 양산에 꼭 필요한 최첨단 기판 공급망을 미리 확보해 글로벌 AI 인프라의 병목을 풀겠다는 구상입니다.

삼성전기는 기술 진입장벽이 가장 높은 고부가가치 AI 반도체 패키지 기판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워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굳히겠다는 계획입니다.

기판이 어려운 이유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을 얹어 외부와 전기 신호를 주고받게 하는 판입니다. 기판 면적이 넓어지고 층수가 높아질수록 신호 손실을 막기 위한 초미세 회로 구현이 필요하고, 열 때문에 기판이 휘는 워페이지(Warpage)를 억제해 평탄도를 유지하는 기술이 수율, 즉 불량 없이 만들어 내는 비율을 좌우하는 관건입니다.

초고속 연산 과정에서는 막대한 전력 노이즈가 생깁니다. 이를 제어하고 전력 효율을 끌어올리려면 기판 내부에 수동소자인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와 실리콘 커패시터를 직접 내장해야 하는데, 최고난도 공정 기술이 요구되는 작업입니다. MLCC는 전기를 잠시 모았다가 내보내 전압이 흔들리지 않게 잡아 주는 부품입니다.

앞서 나온 대규모 투자

삼성전기는 지난달 28일에도 투자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AI 서버용 반도체 기판 생산능력을 넓히기 위해 국내외에 총 6조7800억원을 투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